컴퓨팅 라이프2010. 1. 10. 01:06
CDMA기술 하나로 배터지게(!) 잘먹고 잘살아온 퀄컴. 
그 많은 돈을 두바이처럼 건물짓지 않고 기술개발에 나름 투자한 결과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도 슬슬 팔리고 
2004년에 Iridigm Display Corporation이라는 회사를 인수하여 설립한 MEMS 사업부에서는 오늘 소개할 미라솔 (Mirasol) 디스플레이도 만들어냈다.
미라솔 디스플레이가 아직 국내에는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것 같아 맘먹고 파헤쳐보려 한다....고 했지만 쓰다보니
이미 4년전에 디스플레이뱅크에서 디벼놓은 모양.

그래도 한다 ㅠㅠ
 많은 내용이 퀄컴에서 제공하는 기술 소개문서에 기반한 것이므로 일부 과장된 내용이 있을 수 있고
여기에 나오지 않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둔다.


1. 미라솔, 먹는거임?? '')a
 
먼저 어떤건지 동영상부터 한번 보시라.



미라솔 디스플레이의 특징은 LCD처럼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투과형 디스플레이가 아닌 주변의 조명을 사용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라는 데에 있다.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e-book reader에 사용되는 E-ink사의 e-paper와도 같은 부분인데 이것만으로도 미라솔 디스플레이의 특성은 어느정도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자체적인 광원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주변의 밝기에 따라 화면의 밝기가 달라진다. 밝은 곳에서는 밝게 보이지만 빛이 없는 곳에서는 화면을 볼 수 없다. LCD나 OLED와 같이 백라이트를 가지고 있거나 스스로 빛을 내는 경우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밝은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두워져 화면을 보기 힘들고 어두운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밝게 보인다. 또한 물체의 반사율때문에 완전히 암흑과 같은 화면을 만들어내기 어려워 명암비도 수백~수십만:1을 자랑하는 광원내장형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10: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낮은 명암비에서도 화면이 보일까? 걱정할 것 없다...우리가 보는 신문지의 명암비는 4:1 밖에 되지 않는다.


2. 어떻게 만들었대?

Inferometric Modulator (IMOD), 즉 파동의 보상과 간섭을 조절하는 기술이 미라솔 디스플레이의 핵심이다.
나비의 날개가 반짝이는 것에서 착안하여 만들었다는데 좀 멋져보이려고 오바하신듯 하다.
고등학교 물리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 긴장하시고...패스해도 좋다.
머리에 힘좀 들어갔으면 일단 그림 한 장 깔고 들어가자.


밑에 태양광 발전판(염전?창문?바둑판?-_-)처럼 생긴 것들이 미라솔 디스플레이의 픽셀이다. 격자로 구분된 한칸한칸이 깜장 or (빨,초,파 중 한가지)를 나타낼 수 있는 기본 단위이다. 윗판과 밑판이 보이는데 밑판은 계단처럼 층이져 있는 것이 보인다. 고등학교 물리를 꺼내보자. 빛은 파동이며 가시광선에서는 빨간색이 제일 긴 파장을 가지고 보라색이 가장 짧은 파장을 가진다는 것이 뇌 저편 한구석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기억을 꺼내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자...
 
이제 외부에서 빛이 들어오면 일부는 윗판에서 반사가 되고 일부는 뚫고 들어와 밑판에서 반사가 된다. 밑판까지 들어온 빛은 윗판에서 반사되는 빛에 비해 더 멀리 움직이는데 이 거리를 특정 색이 갖는 파장의 정수배로 맞추면 아름다운 일이 일어난다.
빨강에 맞췄다고 치면 그림 윗쪽에 나온 것처럼 외부 빛의 빨강 성분은 윗판에서 반사된 빛과 밑판에서 반사된 빛이 서로 같은 위상을 가지므로 증폭되고, 다른 빛들은 산란, 상쇄...지멋대로 되어 약해진다.
뭔소리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결론적으로 빨, 초, 파의 3원색에 맞는 윗판과 아랫판 사이의 간격을 설정하는 것으로 외부 조명에서 원하는 색상만 남기고 다른 색상을 없앨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까만 색은? 각각의 픽셀에 전압을 걸어주면 밑판이 쭉 올라가 자외선 영역을 남기는 거리로 맞춰진다.자외선은 눈에는 안보이니 검게 보인다.  (오래쓰면 피부암 걸리는건가-_-)

자 이제 3원색과 검은색이 있으니 기존 디스플레이에 이미 적용된 눈속임 방법으로 모든 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공간적으로 주변의 픽셀을 한데 묶어서 한가지 색상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고 (spatial dithering), 50Hz 이상으로 빠르게 깜박이며 색을 내는 시간 비율을 조절해서 색상을 바꿀 수도 있다 (temporal dithering, frame rate control, FRC). 인간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럴때는 편리하다.


spatial dithering은 위의 그림과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색상별로 0-2까지 비트를 나눈다. 비트2는 8개, 비트1은 4개 비트0은 2개의 서브픽셀로 구성되며 같은 비트에 속한 서브픽셀들은 똑같이 움직이는 공동운명체다.  이제 세 가지 크기가 다른 비트의 조합으로 색상별 0-7까지 8단계의 강도(intensity)를 구현할 수 있다. 7이면 모든 비트를 다 켜고 (1+2+4) 5이면 비트 0, 2를 켜고 (1+4), 3이면 비트 0, 1을 켜고 (1+2)...0이면 다 검은색. 
색상별로 8단계의 강도가 구현되므로 8x8x8 = 512 = 9비트 색상이 dithering으로 구현된다.
spatial dithering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픽셀에 많은 서브픽셀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집적도나 제조단가에 악영향을 주고 temporal dithering을 위해서는 각각의 픽셀을 끊임없이 동작시켜야 하므로 전력소모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2.1 좀 더 자세히 - 밑판의 동작 
이 부분은 미라솔 디스플레이의 저전력 특성과도 관련된 부분이다.
이번에도 그림으로 간다.
 

그림 참 크다. 실제 서브픽셀 하나의 크기는 수십 마이크로미터이고 판 사이의 간격은 수백 나노미터이다.
밑판은 잘 휘어지는 반사막으로 되어있고 윗판은 전기가 통하는 얇은 막 층(thin film stack)으로 되어있다.

1. 윗판에 Vbias만큼의 전압이 주어진 안정상태. 이 상태에서는 계속 픽셀 종류에 따라 빨초파중 한 색이 쭉 나온다.
2. 윗판에 걸리는 전압을 올려 2의 상태가 되면 정전기력에 의해 밑판이 끌려올라가 휘어진다. 밑판과 윗판의 거리는 눈에는 검은색이 보이는, 사실은 피부암을 걱정해야 하는 상태.  
3. 2의 상태에서 전압을 Vbias까지 내려도 밑판은 다시 내려오지 않는다. 화장실 갈때랑 나올때랑 다르다고...밑판도 변심해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여전히 선크림이 필요한 상태.
4. 버티는 밑판을 끌어내리기 위해 전압을 푹 내려주면 그제서야 맘을 고쳐먹는다. 이제는 Vbias까지 전압을 올려도 끌려올라가지 않는 상태.

밑판의 동작상태에 관계없이 Vbias에서는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특성 덕분에 표시되는 색상이 바뀌지 않을 때에는 Vbias만 잘 유지하고 있으면 되고 덕분에 정지화면에서는 1 mW 이하의 전력만을 소비한다. 물론 앞서 소개한 temporal dithering의 적용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동영상으로 정리~




3. 얼마만큼 좋은거야?

기존의 e-paper와 비교할 때의 장점은 빠른 응답속도와 컬러구현일 것이고 LCD나 OLED와 비교했을 때의 장점은 가독성과 전력소모가 크게 작용할 것이다. 단점은 알수없는 가격?

응답속도 : 가시광선의 파장이 수백나노미터이므로 밑판(IMOD membrane)이 움직이는 거리도 수백나노미터 이내가 된다.
 따라서 수십us 안에 움직인다니 응답속도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밝기 :  a4용지의 반사율이 70~90% 정도이고 신문지의 반사율이 60%인데 비해 미라솔 디스플레이는 50% 이내의 반사율을
보인다. e-paper의 경우 최근 개발되는 제품들이 40% 이내의 반사율을 보이는 것 같다.

명암비: 8:1 이상이란다. 신문지가 4:1, 킨들은...?

시야각: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입사되는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LCD처럼 색반전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해도 
현재의 광시야각 LCD보다 좋을지는 의문이다.

내구성: 유기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온도변화에도 강하고 물리적으로도 120억번 동작할 수 있다고 한다. 
60Hz로 동작한다고 쳐도 2억초면... 5만시간이 넘는다. 5년 반 동안 쉬지않고 켜놓을 수 있는 정도.

전력소모: 정지화면의 경우 e-paper와 비슷하게 거의 전력소모가 없다. 1mW 정도. e-paper의 1/6이란다.
 동화상의 경우 30 mW 정도로 250-700 mW의 LCD에 비해 1/10정도라고 한다. (몇 인치 기준인지는 모르겠다.)

해상도: CES2010에 시연된 기기는 5.7인치에 1024x768의 해상도를 가지고 나왔다. 300dpi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니
해상도는 현재의 디스플레이와 동등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지 다시한번 보시라. 아직은 정확한 색상표현에는 문제가 있다.




4. 실제 나온게 있나?

단순한 디스플레이로 제품화된 사례가 몇가지 있다.
2008년 KT에서 내놓은 SHOW Care단말기, 블루투스 헤드셋 등에 1인치대의 흑백 미라솔 디스플레이가 들어가있다. 저전력 특성덕분에 넣은 모양인데 거의 계산기 수준이다. 사진 링크할 필요성을 못느낀다.
컬러로는 2008년 9월 FA300이라는 방수형 PMP에 미라솔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PMP라며! 0.9인치다-_-
그리고 2009년 MWC에서 Inventec이라는 대만회사가 미라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발표한다.
또 LG전자와도 미라솔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로 협정을 맺는다.


오오... 놀라지 말길 바란다. 아래 시간나오는 조그만 흑백창이 미라솔이다. 역시나 1.1인치.
2009년 6월에는 대만회사와 합작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2009년 11월에는 e-book 리더의 컨셉과 함께 2.2인치짜리 화면의 데모를 보여준다-_-

Slashgear의 기사






5. 그래서

중요한건 역시나 가격이다. 양산이 되면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지금 부족한 색표현 문제가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가 미라솔의 미래에 중요한 문제이다. 개인적으로 가격이 e-paper보다는 낮지 않을 것 같다. 올해말에 e-book 리더 형태의 제품이 나올 예정인데 그때까지 e-paper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라솔이 성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되므로 e-paper보다는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것이다.
최근 붐이 일고있는 slate 형태 단말기에의 적용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색상표현이 중요한 멀티미디어 작업은 어렵겠지만 현장업무용으로 특히 야외에서 자유롭게 쓸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 될 것이다. 퀄컴의 컨셉에는 게임기 형태도 있었지만 현재의 성능으로서는 부수적인 기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라솔이 과연 e-book리더계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퀄컴의 자금력과 현재 미라솔의 성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참고자료


Posted by in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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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도있는 글 잘 보고 갑니다. 미라솔뿐만이 아니라 liguavista의 electrowetting 도 이미 오래전에 선보인 Pixel Qi등등이대기하고 있으니 미라솔 자체가 다른 기술들을 뛰어넘는것이 아니라면 고가격을 유지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고 생각이 되네요. 미라솔이 전자책시자에 뛰어든다고는 하나, 컨텐츠의 협력등등에서 어느정도나 힘을 발휘할지도 관전포인트가 될것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liquavista에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2010.01.11 1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실 다른 기술들은 아직 제가 제대로 들여다보질 않았네요^^; 그 부분은 따로 공부해보고 글을 써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라솔은 퀄컴이라는 대기업의 기술이라는 덕분에 기술의 우수성 여부를 떠나서 빠르게 시장에 침투할수 있다고 봅니다. 미라솔에 최적화된 컨텐츠가 제공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단순히 웹서핑이나 컬러를 지원하는 이북리더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2010.01.11 15:46 신고 [ ADDR : EDIT/ DEL ]
  2. 아크페가시

    근데 너네 랩에서 이것도 하냐.
    뚱이랑 태자 영역인줄로만 알았는데 :$:$

    2010.01.15 06:53 [ ADDR : EDIT/ DEL : REPLY ]
    • 나도 안하고 뚱태자도 안해:$
      그냥 기사나오길래 찾다찾다보니...

      2010.01.15 12:59 신고 [ ADDR : EDIT/ DEL ]
  3. 근데 웃자고한소린줄은 알지만... 화면을 오래본다고 피부암 걸리는건 아니겟죠?ㅋㅋ 자외선이 반사되는 광원이 있는 곳이라면 저걸 보고 있건 말건 자외선을 일단 받고 있단 소리니까요

    2010.06.07 07: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